주전자를 높이 들고 물을 천천히 부으면 커피 추출량이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물리학회 제공
세계인이 가장 즐겨 찾는 기호음료 가운데 하나인 커피는 원두 기준으로 생산량이 연간 1천만톤을 넘는다. 그러나 기후 위기로 커피 재배의 지속가능성에도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커피나무가 기온과 습도 변화에 민감한 편이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기후위기가 지속된다면 커피 재배도 위협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장기적으로 커피 가격을 올리는 요인이다. 그만큼 원두에서 커피 성분을 가능한 한 많이 추출해내는 것이 중요해졌다.
과학자들이 핸드 드립커피의 가성비를 높일 수 있는 제조법을 발견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은 커피 원두를 10% 덜 쓰고도 똑같은 핸드 드립커피맛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미국물리학회(AIP)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유체물리학(Physics of Fluids)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우선 드립커피에서 나타나는 물리법칙을 알아내기 위해 불투명한 커피가루 대신 투명한 실리카겔 입자를 원뿔형 필터 위에 올려 놓고 물을 부어가면서 이 장면을 레이저 시트와 고속 카메라로 촬영했다. 이어 이를 토대로 실제 분쇄원두를 사용해 물 붓는 높이와 속도에 따라 커피 추출 비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물을 천천히 부으면 물과 입자의 접촉 시간이 늘어나고, 더 높은 곳에서 부으면 물과 입자가 더 골고루 섞인다는 걸 알아냈다.
이렇게 해서 알아낸 효율적인 드립커피 제조법은 첫째 물을 천천히 부으라는 것이다. 물과 원두 가루의 접촉 시간을 늘리기 위한 방법이다. 접촉 시간이 길수록 추출량이 많아진다. 하지만 이 방법은 어느 정도까지만 효과가 있다. 너무 느리게 부으면 원두가루가 물과 충분히 섞이지 않은 채 바닥으로 가라앉아 추출량이 오히려 줄어든다.
연구진이 사용한 커피 실험 장비와 실험 노트. Arnold Mathijssen
안전을 위해 물 붓는 높이는 30cm 추천
연구진은 그러나 이 문제는 두번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높은 곳에서 물을 부으면 된다. 연구진은 “주전자 높이를 높이면 기본적으로 더 많은 중력 에너지를 얻을 수 있어 맨밑바닥을 포함한 모든 입자가 물에 골고루 섞일 수 있다”고 밝혔다. 강한 힘으로 떨어지는 물에 옆으로 밀려난 입자들이 일정한 양 이상 쌓이면 눈사태가 나듯 다시 떨어지는 방식으로 입자가 순환하며 물과 더 잘 섞인다는 것이다. 낮은 높이에서는 물이 입자층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어갈 수 없다.
그러나 이것도 역시 한계가 있다. 너무 높은 곳에서 물을 부으면 물줄기가 끊어져 커피 입자의 순환을 오히려 방해한다. 물줄기가 가늘어지면서 물방울이 다른 곳으로 튀거나 샐 수 있다. 실험 결과 주전자 높이가 최대 50cm일 때까지는 커피 농도가 짙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두 가지 원칙을 지킬 필요가 있다. 연구진은 “천천히 물을 부으면서 서서히 주전자를 들어 올리되 물 흐름이 끊어지지 않도록 하라”고 권했다. 연구진은 안전을 위해 물 붓는 높이는 30cm를 추천했다.
연구진은 이 방법을 쓰면 커피 원두를 5~10% 덜 써도 이전과 같은 양을 추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오리건대와 영국 포츠머스대 과학자들은 에스프레소의 경우 기존 레시피보다 원두를 약간 더 굵게 갈면 커피 추출량이 많아져 원두 사용량을 최대 25%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논문 정보
Pour-over coffee: Mixing by a water jet impinging on a granular bed with avalanche dynamics featured. Physics of Fluids(2025)
곽노필의 미래창 도쿄대, 너겟 크기만한 배양육 닭고기 만들어 미세한 튜브로 영양분·산소 공급한 것이 주효
도쿄대 연구진이 생물반응기를 통해 만들어낸 두께 2cm의 닭고기 덩어리. 도쿄대 제공
동물의 세포를 배양해 만드는 배양육은 다진 고기처럼 조직이 흐물흐물해 고기의 단단한 식감을 내지 못하는 것이 단점이다. 이에 따라 배양육 개발업체들은 여러 가지 식용재료를 결합해 단단한 조직으로 만든다.
일본 과학자들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생물반응기를 개발했다. 도쿄대 연구진은 세포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해주는 순환 시스템을 갖춘 생물반응기를 이용해 단단한 고깃덩어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트렌드 인 바이오테크놀로지’(Trends in Biotechnology)에 발표했다.
연구진이 만든 고깃덩어리는 길이 7cm, 너비 4cm, 두께 2.25cm의 닭고기 한 조각으로 치킨 너겟 크기만 하다. 무게는 11g이다.
이 기술의 핵심은 동물의 순환계를 모방한 것이다. 세포가 성장하려면 지속적으로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받아야 한다.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 혈관이다.
연구진은 가정용 정수 필터와 신장 투석기 등에 사용되는 속이 빈 반투과성 중공섬유 튜브를 통해 닭의 근육 세포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해줬다. 그 결과 두껍고 단단한 네모판 모양의 고깃덩어리가 만들어졌다. 실험에 사용한 중공섬유 튜브는 1000여개다.
도쿄대 연구진이 배양육 제조에 사용한 반투과성 중공섬유 튜브. 도쿄대 제공
닭가슴·닭다리살도 재현 가능
그러나 이렇게 만들어진 배양육을 먹으려면 마지막 한 단계를 더 거쳐야 한다. 식용 재료가 아닌 중공섬유를 일일이 제거해줘야 한다.
연구진은 이 과정을 자동화하거나 중공섬유를 식이섬유 같은 식용재료로 대체하는 방법을 연구할 계획이다.
연구를 이끈 다케우치 쇼지 교수는 “두꺼운 조직으로 키우는 데 가장 큰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중심부의 세포가 충분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해 세포가 사멸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튜브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더 두껍고 균일한 조직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기 조각을 더 키우면 닭가슴살이나 닭다리살 같은 질감과 외형을 재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양육 닭고기의 단면. 검은색 구멍은 중공섬유가 있던 자리다. Trends in Biotechnology(2025)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로드리고 아마로-레데스마 베이조스지속가능단백질센터 소장은 사이언스미디어센터에 게시한 논평을 통해 “배양육의 핵심 목표 중 하나는 닭가슴살이나 스테이크처럼 도축 고기의 질감과 구조를 재현하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몇cm 두께의 배양육을 생산했다는 것은 의미 있는 기술적 성과”라고 말했다.
데릭 스튜어트 제임스허튼연구소 교수는 “고기의 질감을 전달하는 세포 정렬 문제, 조직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는 문제 등 걸림돌로 여겨졌던 여러 과제를 해결한 연구”라며 “아직 중공섬유를 제거해야 하는 문제가 있지만 이것도 해결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논문 정보
Scalable tissue biofabrication via perfusable hollow fiber arrays for cultured meat applications.
대체 감미료가 허기를 유발하고 결국 더 많은 양의 음식을 섭취하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대체 감미료가 허기를 유발하고 결국 더 많은 양의 음식을 섭취하게 만든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이 성인 75명을 분석했다. 참여자들은 각각 ▲물 ▲수크랄로스(대체 감미료) 섞은 물 ▲설탕 섞은 물을 섭취했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의 뇌를 MRI(자기공명영상) 촬영하고 혈액 샘플을 채취했다. 참여자들은 각 액체를 마시기 전후로 배고픔 정도에 대한 설문지를 작성했다.
분석 결과, 참여자들이 수크랄로스 섞인 물을 섭취한 뒤 시상하부 활동이 증가했다. 시상하부는 ▲배고픔 정도 ▲피로 ▲체온 등을 조절하는 뇌 부위다. 시상하부 외에 동기 부여 및 의사 결정과 관련된 뇌 부위간 연결도 증가했다. 뇌 부위 변화는 특히 비만인 사람들에게서 두드러졌다.
참여자들이 설탕 섞인 물을 섭취한 뒤에는 뇌 활동 변화가 두드러지지 않았으며 식욕을 떨어트리는 호르몬인 렙틴이 분비됐다. 반면, 수크랄로스 섞인 물을 섭취한 후에는 렙틴이 분비되지 않았다.
수크랄로스 등 칼로리가 거의 없는 대체 감미료는 뇌가 기대하는 칼로리 섭취와 실제로 몸에 들어오는 칼로리(에너지)간의 불일치를 만든다. 이로 인해 설탕 등 열량이 있는 감미료를 섭취했을 때와 다르게 시상하부가 활성화되고 결국 식욕 조절이나 대사 반응에 영향을 미칠 수 잇다는 분석이다.
연구를 주도한 알라나 페이지 박사는 “최근 대체 감미료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대체 감미료 섭취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폭넓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추후 수크랄로스 등 대체 감미료 섭취가 어린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추가 연구할 예정이다.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사카린이 최근 지구촌의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로 떠오른 '항생제 내성'을 없앨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AI 이용해 생성]
설탕 대신 쓰는 인공감미료 중 사카린은 당도가 설탕의 약 300배나 된다. 사카린은 유해성 논란을 끊임없이 일으켰지만, 여전히 가공식품에 쓰이고 있다. 사카린은 국내 식품첨가물공전에는 나트륨염, 사카린나트륨으로 올라 있다.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사카린이 최근 지구촌의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로 떠오른 '항생제 내성'을 없앨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브루넬대 연구팀은 인공감미료 사카린 성분이 약물 내성 박테리아를 죽이고, 기존 항생제의 효과를 더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로난 맥카시 교수(항균혁신센터)는 "요구르트와 무설탕 음료 등 다이어트 식품에 쓰는 사카린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병원균에 속하는 '다제 내성 박테리아'를 죽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항생제 내성은 현대 의학에 대한 주요 위협 중 하나다. 치아 발치나 암 치료를 할 때 감염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해 항생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지만, 내성 탓에 항생제가 더 이상 약효를 내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
"사카린, 연 500만명 사망자 내는 ‘항생제 내성’ 문제의 해결 가능성 시사?"
항생제 내성(AMR)으로 전 세계적에서 2019년만해도 127만 명이 사망했고, 매년 약 500만명이 이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숨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우선 병원균 목록'에 패혈증 및 만성 폐감염과 관련된 녹농균,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균 등을 올려 놓고 감시 중이다. 이들 약물 내성 박테리아는 면역력이 뚝 떨어진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
사카린은 100년 이상 인간의 식단에 포함돼 왔다. 사카린의 안전성에 대해선 폭넓은 시험이 이뤄졌다. 하지만 사카린이 박테리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사카린이 박테리아의 성장을 멈추고 DNA 복제를 방해하며, 박테리아가 항생제에 저항할 수 있게 하는 끈적끈적한 보호막(생물막)의 형성을 가로막는다는 사실을 이번에 발견했다. 또한 사카린이 들어있는 '하이드로겔 상처 드레싱'을 개발해냈다. 이 드레싱은 현재 병원에서 사용 중인 '은(실버) 기반 항균 드레싱'보다 더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Saccharin disrupts bacterial cell envelope stability and interferes with DNA replication dynamics)는 국제학술지 ≪엠보 분자의학(EMBO Molecular Medicine)≫에 실렸고 미국 과학매체 '피즈닷오알지(Phys.org)'가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한국식품정보원입니다. 저희 정보원은 식품업계의 직무개발교육을 위해, 손지혜, 한지영, 김기덕 강사님을 모시고 관능검사 및 통계처리 실습 교육을 진행하였습니다. 현직에 계신 다양한 실무자님들이 열정적으로 참가하여 전원 2일간의 교육을 마치고 수료하셨습니다. 저희 한국식품정보원 대전교육장에는 글로벌 스탠다드 iso 17025 기준의 관능검사 전용 실습실이 구비되어 있어 더욱 더 전문적인 관능검사가 가능합니다. 전문 교육에 관심있으신 분들께서는 아래 정보로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국식품정보원 :: KFI(Korea Food Information Institute)]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와 중국 다롄이공대 연구팀은 게임이나 가상 현실(VR)의 미각을 이용자가 실제로 느낄 수 있는 기기 ‘이테이스트(e-Taste)’를 개발했다. 여러 전자 센서로 이뤄진 ‘전자 혀’가 음식이나 음료의 맛을 화학적으로 분석해 이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한다. 이 신호를 입에 달린 자그마한 펌프에 전달하면, 단맛·신맛·짠맛·쓴맛·감칠맛 등 5가지 맛을 내는 액체를 입안에 흘려 넣어 실제로 맛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를 통해 “이테이스트가 음식의 맛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게 해줄 뿐 아니라 온라인 쇼핑 중 시식이나 신체 재활 등에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람의 감각기관인 혀를 모방해 맛을 감지하는 ‘전자 혀’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전자 혀는 음식을 인간의 혀가 느끼는 5가지 기본 맛으로 분석해 맛을 정량적으로 나타내는 기기를 뜻한다. 지난 2000년 기요시 도코 일본 규슈대 교수가 개발해 상용화의 첫발을 디뎠다. 다만 당시에는 센서의 정확도가 낮았고 크기가 커서 효율성이 낮았다. 하지만 이제는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데이터 분석 능력이 크게 향상되면서 복잡한 화학 성분을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이와 더불어 전력도 스스로 공급할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됐다. 전자 혀가 음식의 맛 평가뿐 아니라 신메뉴 개발 등 식품 산업에도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음식 맛 재현하는 전자 혀
인간은 혀의 미각세포를 통해 맛을 느낀다. 미각세포가 음식의 성분을 화학적으로 감지하고, 뇌로 전달해 다양한 음식의 맛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전자 혀의 원리도 이와 비슷하다. 전자 센서가 짠맛, 단맛 등을 내는 화학 이온을 감지하고, 이를 전기적 신호로 변환하는 것이다.
그래픽=이진영
최근에는 전자 혀의 정확도가 비약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95% 이상의 정확도로 음식을 구별할 수 있는 전자 혀 기술을 공개했다. AI에 맛을 학습시켰더니 우유와 탄산수, 커피, 과일 주스 등 음료 시료를 1분 만에 80% 정확도로 구별했고, 추가적인 학습을 통해 정확도가 95% 이상까지 향상됐다. 2가지 이상 커피를 섞은 블렌드나 펩시콜라와 코카콜라의 차이도 구별했다. 이 센서는 그래핀으로 만들어졌고, 하나의 센서만으로 5가지 맛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다.
전자 혀의 맛 분석을 활용해 실제 맛을 구현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오하이오주립대 연구팀은 짠맛에는 염화나트륨, 신맛에는 구연산, 단맛에는 포도당, 쓴맛에는 염화마그네슘, 감칠맛(우마미)에는 글루탐산 등 5가지 기본 맛에 해당하는 화학 물질을 사용해 맛을 재현했다. 이를 통해 레모네이드, 케이크, 달걀프라이, 생선수프, 커피 등 5가지 음식을 액체로 구현했다. 이후 실험 참가자 6명에게 각 음식을 구별하도록 했더니, 87%의 정확도로 알아맞혔다.
홍콩대 연구팀은 VR 환경의 미각을 느낄 수 있는 막대 사탕 모양의 기기를 개발해 미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했다. 8㎝ 정도로 사탕과 비슷한 크기인 이 기기는 설탕, 소금, 구연산, 체리 등 9가지 맛을 만들어낼 수 있다. 기기 안의 화학 물질이 기기 표면으로 전달돼 실제 막대 사탕처럼 맛을 내게 된다. 전압에 따라 맛의 강도도 조절할 수 있다. 연구팀은 “VR 기기에서 시각, 청각, 촉각, 후각 경험은 발전하고 있지만, 미각에 대한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라며 “VR 게임의 몰입감을 높이는 것 외에도 온라인 식료품 쇼핑, 교육 등 실용적인 용도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식품 산업에 적극 활용
그래픽=이진영
전자 혀는 이미 식품 산업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롯데중앙연구소는 전자 혀를 통해 주류나 음료 시제품의 맛을 초정밀 계량화하고 있다. 세계 1위 식품 기업인 네슬레는 치킨 양념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최적의 원료 양을 전자 혀를 통해 실험한다. 프랑스 기업 알파 모스는 전자 혀 기기를 음료, 커피 제조사에 공급해 맛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IBM은 액체의 성분을 분석하는 기기 ‘하이퍼 테이스트’를 통해 양념 제조사 맥코믹과 공동으로 조미료를 개발했다. 덴마크 맥주 업체 칼스버그는 맥주의 효모와 발효 성분만 알려주면 맥주 맛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시장조사 업체 퓨처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전자 혀 시장 규모는 2025년 4억9790만달러(약 7180억원)에서 2035년 7억7420만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